2주간의 Winter Break와 신학기 개강
순식간에 지나간 방학
가을학기는 첫학기여서 그런지 몰라도 너무 힘들었다. 사실 첫학기가 끝난 후 현재 이수하고 있는 석사 프로그램이 내가 원하는 공부와 정확히 맞지는 않다라는 것을 깨닫고 잘못된 선택을 한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느꼈다. 난 약간 테크니컬한 공부를 하고 싶은데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들은 여전히 문과적인 것들이 많고 깊이도 좀 얕다라고 해야할까. 물론 이 깊이도 내가 헤엄치기엔 충분한 깊이지만, 같은 깊이라면 다른 물에서 놀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다른 석사를 준비할까도 생각했는데 현실적으로 무리일 것 같고, 몇일간 아는 지인들에게 조언을 듣고 내린 결론은 대외활동과 자격증 공부를 통해서 내가 얻고 싶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일환으로 AWS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재미한국인과학자협회(KSEA)에서 IT팀으로 같이 봉사하고 있는 베트남, 태국 친구들이랑 같이 공부 중인데 여전히 코끼리 뒷다리 만지는 느낌이긴 하나 같이 공부하니 peer pressure 때문에 꾸준히 공부하게 되고 클라우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서 좋은 것 같다. 책 한바퀴는 거의 다 돌려서 이제 문제 열심히 풀고 조만간 가장 기초레벨인 Cloud Practitoner 시험을 볼 예정이다.
방학 전에는 스키장을 정말 가고 싶었는데 스키장이 은근 코로나 온상이라는 뉴스를 접하고는 생각을 접었다. 너무 아쉽지만 현재는 건강을 우선해야 할 수 밖에 없다. 외지에서 아픈 것만큼 서러운 것이 없다는 걸 알기에 defensive한 선택만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2주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기숙사 방구석에서 보냈다. 공부도 하긴 했지만 방학이니 자연스레 마음이 해이해졌다. 심심했던 와중에 한국에서 지인 한분이 “나의 아저씨” 드라마를 추천해주셨다. 뭔가 제목만 보면 직장인 아재들 마음 달래주는 유치한 드라마일 것 같아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이분이 강추하는 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넷플릭스에서 보기 시작했다. 역시 내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 스토리도 훌륭할 뿐 아니라 아이유와 이선균이 연기를 너무 잘한다. 드라마 내내 아재들이 매일 술마시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아무런 이익관계 없이 편하게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부럽기도 했다. 드라마 보면서 울고 웃다보니 솔로 크리스마스가 훌쩍 지나가버렸다. 2020년 크리스마스는 아주 알차게 보낸 것 같아 뿌듯하다.ㅋ
눈감고 먹으면 치킨인 두부강정
내가만든 치킨맛 두부강정. 몇개 집어 먹으면 치킨무가 땡긴다.
방학동안 시간이 많다보니 요리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유투브를 보면서 두부강정을 만들어 보았다. 두부를 깍둑썬 후 감자전분을 충분히 입혀 후라이팬에 구우면 마치 튀긴 것 같은 효과가 난다. 거기에다 케찹+물엿+고추장+다진마늘+간장+설탕 등을 넣고 졸이면 한국식 치킨소스가 완성이되고 끼얹어 먹으면 정말 맛있다. 물엿 대신 꿀을 넣어서 그런지 단맛이 좀 강해서 치킨무가 많이 땡기긴 했지만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한다. 두부강정인데 눈감고 먹으면 치킨 느낌난다. ㅎ 단 치킨느낌을 더 내고자 한다면 두부를 조금 작게 써는 것을 추천한다. 너무 크게 썰면 두부의 물컹한 식감이 느껴지면서 속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한번 속이고자 한다면 확실히 속이는 편이 낫다.
두부강정 먹다보면 치킨강정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짭은 찐을 이길 수 없나 보다. 두부강정 두번 먹으니 치킨강정이 너무 땡겨서 참을 수 없었다. Trader Joe’s에 가서 순살 닭을 사와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 먹었는데 정말 최고였다. 같이 사는 룸메 또한 밖에서 파는 음식 같다고 칭찬해줬다. 졸업하고 직장 못잡을 수 있기 때문에 남은 기간동안 치킨강정 레시피 연구를 좀 해야할 것 같다.
기숙사 앞 조깅 코스. 저 다리만 건너면 학교 캠퍼스 도착이다.
인턴 구해야 하는데… 걱정만 하고 몸은 안움직인다.
최근에 우연히 GMAT 공부를 할 때 잠시 다녔던 학원 게시판에 들어갔다가 MBA를 거쳐 아마존 본사 취준에 성공했다는 분의 글을 보게 되었다. 아마존 본사가 시애틀 downtown에 위치해 있고 졸업 후 한번 일해보고 싶은 회사 중 한곳이어서 그분께 다짜고짜 연락을 드렸다. 조깅하다가 저 위에 사진을 찍은 곳에서 40분가량 전화통화를 했는데 굉장히 영양가 있고 진심어린 조언을 많이 받았다. 이분 유투브 채널도 있어서 종종 보는데 미국 취업을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력서 넣으면서 인턴쉽을 구해야 하는데 준비가 부족한 것 같아 두려움이 큰 것이 사실이다. 시간없다는 핑계보다는 하루에 조금씩 인터뷰 준비를 해서 이번학기가 끝나기 전에는 인턴쉽 구하는데 성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