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1(학생) 비자 인터뷰 후기
2020년 7월은 혼돈의 한달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미국 내 대부분의 학교들이 100%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있던 와중에 트럼프가 100% 온라인 수업을 듣는 유학생에게는 비자 발급을 하지 않겠다고 폭탄 선언을 한 것이다. 3개월 넘게 중단되었던 미국대사관의 비자 업무가 7월 셋째주에 갑자기 개시되어 예약 날짜를 7월 22일로 확정한 상황에서 트럼프의 발표로 다시 불확실성이 고조되었다. 유학생 커뮤니티에서는 트럼프 정책의 영향으로 비자인터뷰를 보았음에도 비자를 바로 받지 못했다는 흉흉한 소문들이 돌았다. 하지만 하버드, 스탠포드 등 대부분의 미 대학들이 트럼프 정부에 행정소송을 걸겠다고 반발하기 시작하면서 트럼프가 한발 물러났고(이렇게 쉽게 물러날 줄은 몰랐다 ㅎㅎ) 비자인터뷰를 본 7월 22일부터는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큰 문제없이 인터뷰 후 비자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비자 인터뷰는 수수료(192,000원)도 비쌀 뿐만 아니라 한번 떨어지면 재신청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어 철저하게 준비를 해 가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필수 서류들을 찾아보았다.
1. 인터뷰 필수 서류
미국 비자 신청 공식 사이트에 소개된 인터뷰 필수 서류를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 유학기간 + 6개월 이상 기간이 남은 여권
- I-901 SEVIS fee 입금 계좌번호
- DS-160(비자 온라인 신청서)
- 비자 인터뷰 예약 확인서(공식 홈페이지에는 본인 e-mail로 기재되어 있음)
- 비자 종류에 따라 필요한 서류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헷갈리는 것이 마지막 항목인 비자 종류에 따라 필요한 서류이다.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링크를 따라 들어가 보면 F-1 학생비자의 경우 아래의 서류가 추가로 필요함을 알 수 있다.
- 최근 6개월 이내에 촬영한 2”x2”(5cmx5cm) 크기의 사진 한 장
- 미국 학교 또는 프로그램의 입학 허가서 I-20 원본
- SEVIS 수수료를 납부했음을 증명하는 I-901 SEVIS 납부 영수증
단, 위 서류들은 비자 신청을 위한 서류이지 인터뷰를 위한 서류가 아니다. 바로 이부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한다. 필자가 인터뷰를 종료하고 나서 내린 결론은 준비한 모든 서류를 가져가야 한다이다. 그 이유는 필수 서류가 아니더라도 인터뷰 과정에서 요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위에 나열된 서류와 함께 아래의 서류도 같이 준비해 갔다.
- 비자 신청 수수료(MRV) 납부 영수증
- 학교에서 요구한 면역 증명서(Immunity Verification Form)
- 학교 합격 통지서
- TOEFL 성적표
- 학부 졸업 증명서 및 성적표
- 가족 관계 증명서
이 모든 서류를 얇은 clear file에 한장씩 넣어서 갔다.
2. 인터뷰 전 유의 사항
인터뷰를 예약하고 나면 이메일로 예약 확인서가 발송된다. 예약 확인서 하단에는 아래와 같은 안내사항이 뜬다.
- 예약시간 15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합니다.
- 출력한 인터뷰 예약 확인서를 반드시 지참하고 인터뷰에 오십시오.
- 비이민비자 수속은 2층에서 진행이 되므로 보안 검색후 2층으로 곧바로 올라가십시오. 1층은 미국 시민과 업무 장소입니다.
- 대사관 방문시 전자기기를 소지하고 오지 마십시오. 전자기기 (카메라, 여러개의 핸드폰, 노크북, MP3플레이어 등)는 대사관 반입이 안되니 집에 두고 오시거나 대사관 도착전 보관함에 맡기고 오십시오. 대사관내에는 전자기기를 보관할 공간이 없으며 전자기기 미소지시 입장이 수월하고 빠릅니다. (핸드폰1개 – 추가 바테리 불포함, 전자키 1세트만 허용되며 보안 검색대에 보관 후 입장 가능합니다.)
4개 항목 중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전자기기 소지하지 말라는 부분이다. 사실상 휴대폰과 자동차키 소지만 가능하며 이 물품들은 대사관 1층에서 보관하게 된다. 나머지 물품들은 대사관 내 반입이 불가하기 때문에 광화문역 내 2번 출구 주변에 배치된 물품 보관함을 이용하길 추천한다. 필자가 갔을 때는 오후 2시였고 코로나 때문에 비자 인터뷰 신청자가 적다보니 보관함이 많이 비어 있었다. 보관함 비용은 크기에 따라 달랐는데 기본 4시간 이용에 2천원 정도 냈던 것 같다. 인터뷰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기본 4시간 사용을 추천한다.
3. 인터뷰 과정과 질문 내용
미국 대사관에 도착하면 KT광화문지사가 있는 후문 쪽으로 가야한다. 광화문 쪽 정문은 비자업무 보는 곳이 아니니 앞에서 어슬렁 거리지 말자. 오후 2시 인터뷰 예정이었는데 15분 전인 오후 1시 45분 경부터 2시 인터뷰 대상자 입장하라는 안내를 준다. 1층 건물로 들어가면 먼저 보안검사가 간단히 진행되고 휴대폰 보관함의 번호표를 받고 2층으로 올라가게 된다. 2층에 도착하면 문 바로 옆에 있는 직원이 필요한 서류 목록을 불러주고 해당 서류 확인 후 돌려준다. 다음 절차가 바로 인터뷰인데 너무 간단한 내용만 물어봐서 당황했다. 두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 중국대학 교수들과 여전히 연락하고 지내는지?
- 입학 예정인 학교 교수들과 연락하고 있는지?
이 두가지가 전부였다. 첫번째는 요즘 아무래도 미중간 관계가 안좋고 미국 대학과 산업 내 중국 스파이도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을 반영한 질문이라 생각한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인터뷰 후기를 보면 보통 3~4가지 질문을 받은 걸로 나오는데 너무 간단하게 끝나서 당황스러웠다. 대사관 건물에 입장해서 나올 때까지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매우 빠르게 절차가 종료되었다. 비자는 현장수령이 아니라 택배로 배달되며 이틀 후에 집에 도착하였다.
비자 인터뷰는 생각보다 싱겁게 끝나고 모처럼 서울에 올라가 지인들을 본 후 사흘만에 집에 돌아갔는데 비자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이제 9월 출국만 남은 상황인데 미국의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마음은 여전히 심란하다. 9월부터 사태가 점진적으로 진정되길 바랄 뿐이다.